올해도 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을 잘 준비하기 위해 소득공제, 세액공제에 대해 알아보자.
직장인에게 소득공제, 세액공제
중견 기업 5년 차인 최모(35)씨는 빠른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이다. 짠테크로 열심히 절약하고, 여윳돈으로 주식 투자 등에도 열심이다. 펀드 수익률과 은행 금리도 꼼꼼히 따진다. 그런데 최 씨는 작년 연말정산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올해 초 낭패를 봤다. 다른 사람들은 '13월의 월급'이라는 세금 환급을 받는데, 최 씨는 오히려 200만원가량을 더 냈다. 카드·현금 소비액을 소득공제 수준으로 맞추지 못했고, 세액공제 상품도 들어 놓지 않은 탓이었다. 최 씨는 '올해에는 연말정산을 철저히 준비하자'라고 다짐했다. 올해도 두 달이 채 안 남았다. 내가 낸 세금을 효과적으로 돌려받을지, 오히려 세금을 더 납부하게 될지가 이 기간에 달려 있다. 연말정산은 연말 이전에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소비 패턴과 각종 절세 상품 가입 현황을 파악해야, 연말까지 어떻게 바꿔야 할지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연말정산이란 국세청에서 1년 동안 간이세액표에 따라 거둬들인 근로소득세를 연말에 다시 따져보고, 실소득보다 많은 세금을 냈다면 그만큼 돌려주고, 적게 거뒀으면 더 징수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렇게 간이로 거둔 세금과 실제 세금의 차이가 나게 되는 이유는 근로소득 외에도 다양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두 달간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챙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카드·현금으로 연소득 25%이상 써야 소득공제 가능
연말정산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로 구분된다. 소득공제 항목 중 활용할 수 있는 항목은 바로 카드 공제이다. 남은 두 달 동안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중 많이 쓴 카드가 어떤 것인지 따져보고 어떤 결제 수단을 사용하는 게 유리한지, 맞벌이라면 누구 명의의 카드를 쓰는 게 나은지 따져봐야 한다. 먼저 카드 공제를 받으려면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을 합쳐 사용액이 자신의 총급여의 25%를 넘어야 한다. 만약 세전 소득이 연 4000만원인 직장인이라면 1000만원 넘게 써야 이후 공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국세청의 연말정산 미리 보기 서비스를 사용하면 올해 카드 사용액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을 확인하고 아직 총소득의 25%까지 사용하지 않았다면, 카드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굳이 소득공제를 위해 과소비를 하는 것은 피해야겠지만, 쓸 계획이 있다면 이것을 활용해야 한다. 공제율은 결제수단이나 사용처별로 다르다. 연소득의 25%를 초과한 금액에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은 30%의 공제율을 곱해서 공제액을 산출하고 이것이 자신의 과세표준에서 빠진다. 만약 지난 1~10월 사용액이 연봉의 25%를 넘은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는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를 쓰거나, 현금으로 사용하고 영수증을 발급받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전통시장에서 사용한 금액은 50%가 공제된다. 원래 공제율은 40%였는데, 정부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추가적으로 10%를 올렸다. 따라서 마트보다는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중교통 사용분 역시 공제율이 80%로 연말까지 자가용 대신 버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영화, 공연 관람이나 박물관 또는 미술관에서 사용하는 금액도 40% 소득공제가 된다. 맞벌이 부부라면 고연봉자의 카드로 쓰는 것이 고연봉자의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어 유리하다. 다만 부부가 모두 적게 소비하는 편이라면, 연봉이 낮은 사람의 카드로 사용해야 한다. 카드 사용액이 총급여의 25%에 도달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IRP는 900만원납입하면 최대 148만원 환급가능
소득공제뿐만 아니라 세액공제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과세 대상인 소득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해 줘 '간접적 혜택'을 주는 소득공제와는 달리, 세액공제는 부담 세액 중에서 일부를 아예 빼주는 '직접적 혜택'이다. 세액공제 상품을 잘 활용한다면 상당 금액을 연말정산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세액공제 상품은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다. 이 상품들은 납입한 금액에 비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연금계좌 세액공제 납입 한도가 연 200만원 더 상향되어 연금저축보험이나 펀드는 연 600만원, IRP는 연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세액공제율은 자신의 연봉에 따라 납입금의 13.2~16.5%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인 사람이 IRP에 900만원을 납입해 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은 최대 148만5000원이다.
연금저축과 IRP는 가입 자격이 다르고 투자 가능 상품도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지 비교해야 한다. 연금저축보험은 매달 정기적으로 납입하고, 정해진 금리로 수익을 받는 형태다. 매월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금액이 정해져 있지만, 선납 기능을 활용해 추가 납입할 수 있고, 12월 안에 입금하면 모두 세액공제 대상이다. 연금저축펀드와 IRP는 자유롭게 납입하고 선택한 상품에 따라 운용되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금액을 납입할 수 있다. 이 경우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하면 원금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만, 연금보험과 IRP를 중도에 해지할 경우엔 오히려 처음부터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중도해지·중도인출의 경우 납입금과 이자를 더한 해지금액의 16.5%를 일률적으로 기타 소득세로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금액이 세액 공제금보다 크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국세청에선 홈페이지를 통해 연말정산 미리 보기 서비스를 지난달 31일부터 제공하고 있다. 자신이 이용하는 카드사와 현금영수증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를 중간점검할 필요가 있다. 재테크는 세테크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연말정산을 미리 준비하는 자세는 부자로 가기 위한 필수이다. 모두 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행복한 '13월의 급여'를 받으시길 바란다.
출처 : 조선일보(연말정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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