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디스트 윈터 독후감.
2차 대전의 승전국이자 패권을 위해 소련과 경쟁했던 미국은 어째서 한반도라는 무대에서 한국전쟁 당시 그토록 고전하고, 결국은 휴전이라는 결과를 낳았는가? 작가는 대다수의 미국인에게 잊힌 전쟁(forgotten war)으로 여겨지는 한국전쟁이 어떻게 발생했고, 어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한반도에서 전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가 피를 흘렸는지 알려주고자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줄거리
작가는 정보통제로 인한 계산착오, 개인의 나태함과 오만함, 그리고 빈약한 전비태세가 어떻게 전쟁이라는 비극을 만들어내고 수많은 희생을 일으키는지 보여준다. 국가적 관점에서, 백인우월주의에 입각한 인종차별주의와 그로 인한 인민군과 중공군에 대한 과소평가는 태평양 너머에 있는 워싱턴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고, 장병 대다수가 전비 태세를 갖추는데 소홀히 하게 되어 결국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오판은 전쟁 중반까지 이어져 연합군은 겨울이 다가옴에도 승리 행진을 위해 동계 군복을 지급하지 않은 채로 군사를 북쪽으로 진군시키고, 훈련되지 않고 구식장비를 가진 인원들을 앞세워 큰 손실을 보았고, 이로 인해 중공군이 개입했을 때 낙동강까지 후퇴를 해야 했다.
개인적 관점에서, 작가는 태평양 전쟁의 영웅이지만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자신을 신격화하고, 자신에 반대하는 의견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거짓 보고를 일삼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자세에 따라 연합군을 혁신시켜 전쟁의 판도를 바꾼 리지웨이 장군을 대비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인성과 그에 기반한 선택이 수많은 장병의 생사를 가리고 역사에 어떤 기록을 남기는지 보여준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
나는 콜디스트 윈터를 읽으며 당당히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있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살면서 1천 페이지가량의 책을 읽어본 것은 학부생 때 전공 서적을 읽어본 것이 전부였다. 이 책은 그만큼 사실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텔링을 통해 지루할 틈이 없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첫째, 전쟁이라는 역사의 폭풍 속에도 결국 해져나갈 등대는 개인의 인성임을 강조한다. 맥아더, 김일성, 마오쩌둥 같은 인물들의 욕망, 오만함으로 인한 전쟁의 발발. 트루먼, 리지웨이의 냉철한 판단, 인명 중시로 인한 휴전으로 마무리되는 한국전쟁은 전쟁이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작가는 그 참혹한 비바람 속에서도 전우애, 책임감, 사명감,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외세의 침입에 맞서 서로를 더욱 결속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둘째, 전쟁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인 우리에게 전투현장의 생생함과 장군, 정책결정자들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현장감을 준다. 작가는 복잡한 소재에도 읽는 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사실에 충실함과 동시에 인터뷰 자료를 바탕으로 참전용사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교차검증을 위해 역사 서적과 각종 기록을 치밀하게 연구했다. 셋째, 오늘 눈부신 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가치를 되새긴다. 조선 후기에 선교사로 한국에 방문했던 사람들은 한국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열망과 근면성, 교육열과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지에서 큰 잠재력을 확인했다. 한국전쟁 후 잿더미 속에서도 마셜플랜(고도로 발달한 강력한 유럽국가들이 전쟁으로 인해 무너지자 재정적 도움과 물질적,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 일)을 능가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는 참전용사분들이 50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되었을 때 그들이 싸울 가치가 있었다(worth fighting for)고 여기게 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
책장을 덮고, 누적된 시간을 확인하니 23시간이 지났다.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간 이어진 6.25 전쟁 전부를 충분히 읽어내기엔 부족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군인 영웅들이 일독을 권장한 것처럼 나도 많은 장병이 이 책을 꼭 읽고, 전쟁이 주는 전 • 평시를 관통하는 가치를 삶에 적용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다만 인터뷰의 대상이 모두 미군 위주였기 때문에 악전고투(악조건을 무릅쓰고 죽을힘을 다하여 싸움)한 국군 장병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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