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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독후감) 무진기행 줄거리, 추천 이유, 느낀 점

by 책을 사랑하는 아빠 202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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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

처음 이 책을 TV에서 봤을 땐 돈 없이 떠나는 '무전기행'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무진기행'이다. 이 책의 작가는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첫 한글세대 소설가로 평가받는 김승옥 작가이다. 이 책에는 근대인의 일상과 탈일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내면서 1960년대 문학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그의 대표 단편 10편이 실려 있다.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생명연습', '건', '역사', '차나 한잔', '다산성', '염소는 힘이 세다', '야행', 서울의 달빛 0장' 책에 실린 10편의 단편은 60년대를 관통하고 있으며 그 시절 '서울'의 슬픔, 차가움을 김승욱의 감성적이고 절제된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줄거리, 핵심 내용

'무진기행'속에는 많은 '이상'과 '현실'이 녹아있다. '이상'과 '현실'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어디까지 상대적인 개념일 수밖에 없다. 늘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 화려함이 가득한 '이상'을 꿈꾸지만, 막상 그게 '현실'이 되었을 땐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또 다른 '이상'을 품게 된다.

주인공인 '나'에게 있어서 서울 생활은 현실이다.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공간이며, 아내와 장인이 있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무진은 이러한 딱딱하고 삭막한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자, 어렸을 적 기억이 묻어나 있는 추억의 공간이며, 아내가 있지만 처음 보는 여인과 눈이 맞아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공간이다.

반면 하인숙에게는 무진이라는 공간은 얼른 벗어나고 싶은 현실의 공간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맞춰서 적당히 트로트나 흥얼거려야 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서울 생활을 꿈꾼다. 서울의 향기가 잔뜩 묻어있는 '나'에게 끌린다. 나비 부인의 '어느 갠 날'을 부른다. 사랑을 나눈다.

동일한 장소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겐 이상 그 자체이고, 누군가에겐 현실 그 자체일 수 있다. 나는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지금 이곳이, 누군가에겐 발버둥을 치면서 오고 싶은 곳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해운대 앞바다를 외국인들은 비행기를 타고 오지만, 우리는 오히려 비행기를 타고 그들이 살고 있는 외국으로 가는 것과 같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작가 김승옥의 소설들은 기존의 도덕적 상상력과 윤리적 세계관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감각적인 시선, 기발하고 섬세한 묘사로 현실과 환상을 조화롭게 담아내면서 '전후문학의 기적', '감수성의 혁명', '단편소설의 전범'등 한국 문학사상 가장 화려한 찬사를 받았다. 또한 그의 작품에 사용된 언어적 기교들은 최초로 순우리말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한국 소설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고, 한국 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1960년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속물주의와 출세주의에 물든 현실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소시민의 모습, 일상에 얽매인 채 고민하는 개인의 모습에 대한 그의 관찰과 탐구는 오늘날 까지도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서울'과 '무진'이라는 공간 사이에서 그리고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 한국 문학사상 최고의 단편소설로 평가받는 '무진기행'을 비롯해 등단작인 '생명연습', 동인문학상 수상작 '서울 1964년 겨울', 이상 문학상 수상작 '서울의 달빛 0장'까지 김승옥을 단숨에 한국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로 만든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시간이 가용한다면 읽어볼 책으로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

인간이 '이상'을 추구하도록 저주받은 존재라면, 이왕이면 있는 힘껏 발버둥을 치고 싶다. 저주에 맞서서 끊임없이 투쟁하고 분투하고 싶다. 우리는 늘 '이상'의 무언가를 욕망하지만, 이것은 결고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인간은 이상을 추구하도록 저주받은 존재'인 셈이다. 하지만 이게 삶인 것 같다. 자신이 놓인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을 추구하는 것. 우리는 이 과정 속에서 발버둥을 치면서 살아간다. 그러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게 아닐까?? 우물 안의 개구리는 편하다 하지만 항상 우물 밖으로 나가려는 개구리가 우리의 삶 아닌가...

 

 
무진기행
근대인의 일상과 탈일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내면서 1960년대 문학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김승옥 대표작 모음집. '서울'과 '무진'이라는 공간 사이에서 그리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 '무진기행'을 비롯해 김승옥의 등단작인 '생명연습', 동인문학상 수상작 '서울 1964년 겨울' 그리고 이상문학상 수상작 '서울의 달빛 0장'까지, 단편 10편을 모아 엮었다. 이번 단편집에는 1962년 등단작 '생명연습'부터 1977년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서울의 달빛 0장'까지,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김승옥이 발표한 작품들이 담겨 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기존의 도덕적 상상력과 윤리적 세계관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감각적인 시선, 기발하고 섬세한 묘사로 현실과 환상을 조화롭게 담아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사회'라는 틀에서 벗어나 개인으로 시선을 돌려 개인의 감성과 감각에 의해 포착되는 현실을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전 세대의 소설들이 지니지 못했던 독특함을 소설 속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저자
김승옥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0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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