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984' 독후감.
1984는 조지 오델이 1948년에 집필한 미래 소설이다. 조지 오델은 사회주의자였지만 모든 것을 통제하려 드는 소련식 통치체제에 회의감을 갖게 된다. 그래서 그는 사회주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독재정치를 추구하는 소련식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의 소설을 집필한다. 주인공은 정부의 물리적 통제, 억압뿐만 아니라 사고까지 통제당하게 된다. 이는 작가가 대중의 안일한 의식이 전체주의 정부의 억압, 사고 통제를 초래한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가는 독자들이 늘 깨어있는 의식으로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경각심을 갖길 원했다.
책 '1984' 줄거리
소설 속 세계는 단 세 개의 나라.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로 이루어져 있다. 오세아니아에서는 극소수만이 부유하고 나머지 다수는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의 외부당원으로 배부르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당은 네 개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화부는 전쟁을 담당하고 애정부는 법과 질서, 치안을 유지하며 풍요부는 배급을 궁핍하게 유지함으로써 경제 문제를 책임지고, 진리부는 정보를 조작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원스턴은 진리부의 말단 관료로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 중 당에 좋지 않은 사건이 있으면 그 역사를 바꾸는 일을 담당한다. 하지만 역사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하나의 역사를 바꾸면 그것과 연관된 또 다른 역사를 줄줄이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윈스턴은 생각이 매어있는 사람이었고 역사를 바꾸는 작업 중에 의문을 품게 된다. 오세아니아 사람들이 광적으로 숭배하는 '빅 브라더'라는 인물이 실존하는지, 지금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 오세아니아의 역사에 대해서도 의심하게 된다. 결국, 당의 위선을 깨닫고 일에 환멸을 느낀 윈스턴은 우연히 알게 된 동료와 전체주의적인 당에 저항하고자 의병 조직에 가입하지만, 비밀 사상경찰이었던 동료에 의해 발각되고 만다. 윈스턴은 애정부에 구속되고 조사 과정에서 그가 줄리아라는 여성과 연애를 한 사실까지 발각된다. 이 사회에서는 결혼은 허용되지만, 연애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금지된 연애, 사상 범죄, 금지된 일기작성 사실마저도 발각되어 모진 고문과 세뇌를 받게 된다. 결국, 윈스턴 스미스는 권력에 무릎 끓고 '빅 브라더'를 마음속 깊이 사랑하는 존재로 거듭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책 '1984'에 대한 나의 생각
'1984'는 오래전에 쓰인 고전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에 대응시켜도 손색이 없다. 작가는 가상의 미래 시대의 디스토피아를 보여주는데 사생활이란 것은 찾아볼 수 없으며 당의 취지에 맞는 정보만을 받아들이는 세상이다. 그리고 작가는 위와 같은 세상이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예를 들어 당이 2+2=5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그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2+2=4인데요?"라고 말하면 다음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세상이다. 바로 이 세상에서 한국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이고 조금만 정신을 놔버리면 닥칠 수도 있는 미래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렇게, '1984'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도 하고 윈스턴 스미스의 불행한 삶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사생활의 소중함, 능동적 정보수용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당'은 선전을 전송하고 시민을 감시하기 위해 개인의 집에 커다란 '텔레스크린'을 설치한다. 이것은 감시 카메라로 작동하고 시끄러운 선전을 멈추지 않는데, 이 기계를 끌 방법이 없고 사실상 집 안에서 감시를 피해 숨을 곳이 거의 없다. 이런 텔레스크린은 집뿐만 아니라 거리라든지 공공장소에도 설치되어 있어서 어디에 가더라도 항상 당이 나의 행동을 주시하고 감시한다. 이것은 현대의 CCTV뿐만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서비스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과 닮아 있다. 지금은 페이스북 대신 인스타그램을 많이 쓰지만 2020년 기준 페이스북 이용자는 24억 명이었다. 세계 인구수가 77억 명이니 24억 명이면 거의 3명 중 1명은 페이스북을 이용했던 것이다. 이 SNS는 제2의 텔레스크린으로서 아직 우리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이런 말을 했다. "프라이버시는 죽었다." 그는 프라이버시가 죽은 이유를 '자발적인 공유'라고 했다. 우리는 SNS를 통해 생일, 생활패턴, 선호하는 음식, 여행 등을 기록하고 저장한다. 또 자신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한다. 사생활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신을 알리려고 애쓰는 것이다. 소중함은 무언가 잃는 경험을 통해 느끼게 되는데 '1984'를 읽으면서 사생활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했고 나는 그것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소설 속 윈스턴이 하는 일은 '당' 에 불리한 역사, 사실을 바꾸는 것이다. 그들의 우상인빅 브라더를 선지자처럼 만들기도 하고 오세아니아가 살기 좋은 나라인 것처럼 꾸미기도 한다. 대중들에게는 윈스턴이 바꾼 정보가 텔레스크린을 통해 알려졌을 것이고 그들은 그것을 맹신한다. 왜곡된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중들은 당이 일으키는 물살에 저항 한번 하지 않고 휩쓸려 가는 것이다. 예전의 백악관에서 트럼프의 취임식에 모인 인파가 이례적으로 많이 모였다고 보고한 적이 있다. "취임식에서 볼 수 있는 인파 중 가장 많은 수가 모였다.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할 때 모든 공간이 꽉 차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 언론이 보도한 내용과 달랐고 거짓임이 들통났다. 백악관이 일으킨 작은 물살에 휩쓸릴 뻔한 것이다. 이에 비난을 받은 백악관 대변인은 "거짓말이 아닌 대안적 사실이다."라고 언급했다. 윈스턴이 했던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도 백악관 대변인과 같은 말을 할 것이다. 소설을 거짓 정보가 대안적 사실로, 대안적 사실에서 사실로 변하는 세상을 통해 비판적, 능동적 정보수용이 대중들에게 필수적인 요소임을 보여준다.
나는 과거와 현재, 소설과 현실 이 두 세계가 무서우리만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다. 소설 속 존재하지 않는 프라이버시와 현대의 사라지고 있는 프라이버시, 윈스턴의 거짓말과 백악관의 대안적 사실처럼 말이다. 또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면, 소설 속 오세아니아가 돼버리진 않을까 하고 생각했고 공포가 뇌리를 스쳤다. 어린 시절 옆 친구가 혼나는 것을 보고 공포를 느꼈고 그 뒤엔 잘못된 행동을 고치곤 했다. 비슷한 점이 많은 친구에겐 배울 점이 많았고 이 책도 마찬가지로 배울 점이 많았다. 소설과 현실은 서로 배울 것이 많은 비슷한 친구였고 현재는 과거에게서 피드백을 받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도 한다. 1984는 그 둘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책 '1984'를 읽고 느낀 점
소설 속 오세아니아는 2%의 내부당원, 13%의 외부당원, 85%의 일반 노동자(프롤)로 이루어져 있다. 2%에 해당하는 내부당원들에게 재화가 집중되고 13%의 외부당원들은 아끼고 아껴 궁핍한 삶을 살고 있다. 그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85%의 일반 노동자들은 배를 굶고 있다.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빈자는 더욱 가난해지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인 것이다. 이는 오늘날,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상과 유사하다.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내가 내부당원이라면, 베푸는 정신을 가지고 모순으로 가득한 사회를 바르게 만들려고 노력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또 내가 외부당원이나 프롤이라면 자유의지를 지키기 위해 당을 경계하고 비판의식을 기를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또한, 부의 재분배, 민주주의와 자본, 전체주의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생각들은 그저 허구적인 상상에 지나지 않고 나의 비판의식을 깨우고 지적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나는 소설 속 오세아니아의 무지한 시민이 되지 않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정보를 수동적으로, 거르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은 편하지만 본인의 자유의지를 한없이 어두운 의식의 깊은 곳으로 침전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느리고 불편하지만, 능동적으로 정보를 수용하고 비판의식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그렇게 변화할 것이다.
이 책은 내게 교훈을 주고, 여운을 남기며, 올바른 생각과 판단을 하게 만들어서 세상의 혼돈에 휩싸인 나를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게 한다. 그리고 비판의식, 시민의식을 발달시켜 내가 속한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나는 '1984'가 선한 영향력을 가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시작, 전개, 마무리, 인물 구성, 사건까지 모두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순간 어둡고 차가운 세상이 배경이기 때문에 고전문학이 주는 서정적인 아름다움, 따뜻함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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